대구의 한 의과대학에서 지난 20일 학위수여식을 앞둔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게 맞나 싶지만 휴학계를 안 내면 호적 파일 분위기예요.”
서울의 한 사립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했다며 “대학 생활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턴·전공의를 동기 및 선배들과 해야 하니 동맹 휴학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선 지 사흘째인 22일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 의대 교육 방식과 문화, 졸업 후 취업을 고려할 때 단독행동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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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졸업하고도 동기·선배와의 관계가 줄곧 이어지는 점도 단체행동 불참을 망설이게 하는 배경이다.
졸업생들은 대체로 대학과 붙어있는 대학병원에서 인턴으로 수련하고 전공의로 취업한다. 의대를 입학하고 예과 2년과 본과 4년을 거치고, 인턴 1년과 전공의 4년 과정을 마칠 때까지 도합 11년을 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
비수도권 국립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B 씨는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의료 교육 특성상 전공의가 돼서도 선배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며 “예정대로 학교를 졸업할 수 없게 된다면 자취 비용 등 생활비가 더 들어 걱정이지만 눈치가 보여 휴학계를 냈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동맹 휴학을 예고한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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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후배들도 이런 분위기를 다 알 테니 집단 휴학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27개교에서 7620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19일 1133명이 휴학을 신청한 것과 합치면 누적 8753명의 의대생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2023 교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생은 총 1만8820명으로 그중 약 46.5%가 휴학계를 낸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3개교로 파악했으며 해당 교에서는 학생 면담, 학생 설득 등을 통해 정상적 학사 운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각 대학들이 학생들의 휴학 신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면밀히 허가 여부를 검토하고 수업 거부 등 단체행동에 대해 학칙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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