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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작가 유이치 개인전 ‘여행’… “자연과 인간의 관계 천착”

입력 | 2023-11-20 03:00:00

유이치 히라코의 '트리 맨'이 가운데에 묘사된 작품 '그린 마스터 84'.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아시아의 젊은 컬렉터들이 최근 주목하는 일본 작가 유이치 히라코(41)의 개인전 ‘여행’이 16일 서울 강서구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막했다. 나무 모양의 머리를 한 인간이 자주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설치 등 작품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입구에선 작가의 초기 소품과 드로잉, 조각을 선보인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트리 맨’이 형성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트리 맨’은 일본 민속 설화의 나무 정령을 참고해 만든 것으로, 작가는 이 인물이 자화상이자 자연과 관계를 맺은 모든 사람의 초상이라고 말한다. 인물의 머리에 나무를 그려넣은 것은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을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폭 10m, 높이 3m 대작 ‘여행’도 만날 수 있다. 4개로 분할된 화면에는 씨앗이 경계를 넘어 서로 다른 자연에 뿌리를 내려 번성하는 과정을 여행처럼 묘사했다. 마지막 장면에는 찌르레기 떼가 그려져 있다. 최근 일본 도심에서 자주 발견되는 새다. 작가는 “찌르레기는 인간과 공존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놓여 있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일 뿐”이라며 “인간 사회에서도 자연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중간적인 존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 4일까지. 5000∼8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