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2009년 개발한 교배종 생육기간 80일로 짧아 3모작 가능 비료 덜 쓰고 인건비 절감 효과 수해 농가서 대체작물로 활용
27일 충남 서천군 시초면 풍정리 논에서 한 농민이 벼를 수확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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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많은 비가 내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이렇게 열매를 맺게 됐습니다.”
27일 충남 서천군 시초면 풍정리 들녘에서 만난 농업인 김경태 씨(52)는 뙤약볕 아래 들판에서 콤바인을 운전해 벼를 수확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집중호우로 수해 복구가 한창인 충남 곳곳에선 김 씨처럼 벼 수확에 나서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 이날 서천군에서는 다 자란 벼의 초록빛과 풀벌레 소리가 가득했다. 폭염 속에서도 들판마다 농민들이 수해를 딛고 벼 수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폭염 속 들판이지만 벼이삭만 보면 한껏 무르익은 수확철 가을을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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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간이 짧다 보니 농자재나 인건비 절감에 효과적이다. 또 비료 사용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등의 효과도 있다. 도내에서 처음에는 20∼30농가만 빠르미를 생산했지만, 이제는 대부분 농가가 참여해 50만여 ㎡에서 빠르미를 키우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660㎡를 시작으로 올해는 4630㎡로 재배 면적을 늘렸다”며 “병해충 예방이나 비료 절감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내년에는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빠르미 수확은 21일 보령시 청소면 일대를 시작으로 서천, 예산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수확한 빠르미는 전국 대형 마트 등을 통해 유통될 예정이다. 김 씨를 비롯해 빠르미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여름철 햅쌀 시장을 선점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농민들로서는 새로운 탈출구가 생긴 셈이다.
다만 농민들은 무더위 속에서 벼 수확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도내 곳곳이 호우로 피해를 입어 마냥 웃을 수는 없는 표정이었다. 농민 백하윤 씨(72)는 “이곳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곳이 이번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를 봤고, 우리도 논 일부가 물에 잠겼다”며 “앞으로 기상 이상에 따른 날씨 변동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민들에 대한 피해 지원과 다양한 작물 재배 방식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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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