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봉환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으로서 미국·유럽에서 활동하다 미국 땅에서 숨을 거둔 황기환 지사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10일 오후 도착하여 독립된 조국에서 영면에 들어갈 예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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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숨을 거둔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10일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전날 미 뉴욕을 출발한 황 지사의 유해가 이날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박민식 보훈처장이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황 지사 유해를 직접 영접한다. 정부는 1995년 황 지사에게 추서한 건국훈장 애국장을 헌정할 계획이다. 이후 황 지사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봉송된다. 오후 2시부터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이 진행된다.
이날 황 지사 유해 영접엔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회영 선생 손자) ▲김미 백범김구재단 이사장(김구 선생 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윤봉길 의사 손녀) ▲김을동 전 의원(김좌진 장군 손녀) ▲안기영 여사(안중근 의사 재종손) 등도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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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한인교회에서 황기환 지사 추모식을 마친 교민들이 유해를 국내로 봉송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뉴스1
황 지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1886년 평안남도 순천 출신으로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제1차 세계대전 땐 미군에 자원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참전했다.
황 지사는 1차 대전 종전 뒤 1919년부턴 임정 외교관으로서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을 오가며 국제사회에 조국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는 활동을 했다. 그러던 1923년 4월17일 미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을 거뒀다. 이후 유해는 계속 현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묻혀 있었다.
황 지사 묘소는 2008년 뉴욕 한인교회의 장철우 목사가 발견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이후 보훈처와 주뉴욕 총영사관 등의 노력 끝에 순국 100년이 된 올해 국내로 유해 봉환이 이뤄지게 됐다.
아울러 보훈처는 후손이 없어 그동안 무적(無籍)으로 남아있던 황 지사의 가족관계 등록 창설 절차도 최근 완료했다. 이와 함께 이희경·나용균 선생 등 다른 임정 외교관 2명과 함께 황 지사를 ‘2023년 4월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