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찌개 1시간에 80그릇 끓여내 튀김 작업 유해성 문제도 해결 프랜차이즈업계 중심으로 확산 표준화된 맛 지킬 수 있는 장점도
얌샘김밥은 제육덮밥 등 다양한 분식 메뉴를 자동으로 조리해주는 냄비 모양의 자동조리기를 도입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식당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구인난에 직면하자 로봇 등 기계로 인력을 대신하는 ‘스마트 주방’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주문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에 이어 조리와 세척을 맡는 로봇이 확산되며 노동집약적인 식당 일이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방 인력난에 로봇 도입 속속
2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얌샘김밥은 올해 기존 김밥 조리기에 자동말이 기능을 추가하고 볶음류를 자동 조리할 수 있는 ‘셰프 로봇’을 도입했다. 현재 180개 점포에서 김밥 반자동 조리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국 240여 개 점포의 75%를 차지한다. 얌샘김밥은 올해 안에 전체 요리를 자동화한 매장을 4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교촌치킨이 로봇 제조업체 뉴로메카와 손잡고 개발한 튀김 로봇. 로봇이 뜨겁고 무거운 튀김 그릇을 대신 털어준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한식·양식·일식, 메뉴 불문 자동화
로봇이 정교해지면서 업무효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식 로봇주방을 운영 중인 ‘봇밥’은 긴 팔을 가진 로봇이 탕과 찌개 그릇을 인덕션으로 옮겨 만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로봇이 완성된 요리를 컨베이어벨트로 운반하는 작업까지 전담한다. 로봇 2대로 시간당 80그릇을 소화할 수 있다. 비슷한 규모의 식당보다 종업원 수를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서울 성동구의 파스타 전문점 ‘파일론’은 조리와 세척을 자동화한 방법으로 주변 식당보다 파스타를 2000∼3000원 더 싸게 팔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비교적 적어 자정 이전에 문을 닫는 인근 식당과 달리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해외에서도 로봇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에서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위트그린은 샐러드 로봇 회사 스파이스를 인수해 올해 2곳을 자동화 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스파이스 로봇은 시간당 200인분의 샐러드 요리를 만든다. 일본에서는 1분에 60개의 초밥을 쥐는 기계와 철판 기름칠부터 뒤집기까지 하는 다코야키 로봇이 나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식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지만 현지에서 한식 이해도가 높은 숙련된 셰프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요리 로봇이 고도화되면 한식의 세계화, 표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