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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은 육체·정신적으로 지친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을 경쟁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박 감독은 1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박 감독이 지난해 내놓은 영화 ‘헤어질 결심’은 비영어 영화 작품상(Best Motion Picture ? Non-English Language)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박 감독은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헤어질 결심’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헤어질 결심’이 “일종의 치료였다”고 했다. 영국 런던에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작업할 때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향수병에도 시달렸는데, 당시 시나리오 파트너인 정서경 작가에게 의지하며 ‘헤어질 결심’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였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이 누아르 장르 영화라기보다는 러브스토리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 2부가 시작하면 더 이상 의심이나 서스펜스가 없다. ‘서래’가 남편을 죽였는지, 죽이지 않았는지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제 궁금한 것은 ‘왜 그 여자가 새로운 도시로 이사 갔을까?’ ‘왜 경찰이 이사한 바로 그 도시로 가기로 선택했을까?’의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러브스토리를 만드는 데 부담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내 영화에서 항상 폭력과 섹스 장면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내가 러브스토리를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지는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관객이 이 영화 속에 있는 사랑 이야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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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작업 중인 새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박 감독은 현재 미국에서 HBO맥스 드라마 ‘동조자’(The Sympathizer)를 촬영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베트남 에비엣 응우옌 작가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이중첩자가 된 남자의 삶을 그린다. 총괄 프로듀서 겸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은 “7회 중 3회 연출을 맡았다. LA에 있는 한국 음식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산드라 오 등이 출연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