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SCO 정상회의서 회동 2월 베이징올림픽 이후 7개월만 中 “단순한 동맹 아닌 동반자 관계” 習, 11월 G20서 바이든 대면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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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 16일 양일간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7일 보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올 2월 초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 이후 7개월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이에 맞서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공조 또한 강화되고 있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7일 “정상 간 직접 대화는 논의의 질이 다르다”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15,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SCO는 2001년 두 나라의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속해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먼저 만나 반미 공조를 확인한 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최초의 대면 회담을 가지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국내에만 머물렀던 시 주석은 32개월 만에 해외 방문에 나서 14일 카자흐스탄을 찾는다. 바로 다음 날 이웃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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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환추시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무역을 확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미국과 서방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두 나라의 협력은 정당하며 서방의 제재와 억제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것에 대한 서방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16일 제20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예정인 시 주석이 11월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한다면 그의 집권 3기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후 두 정상은 다섯 차례에 걸쳐 화상으로만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취재진에게 ‘G20에서 시 주석과 만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가 온다면 만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미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난달 대만 방문 이후 고조된 대만 해협의 긴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전 세계 공급망 위기 타개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