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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에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참여하도록 개인적으로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 억만장자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월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휴전 협상을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최고 권위를 가진 푸틴에게 승인을 구했고, 푸틴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축복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아브라모비치가 자신은 결코 푸틴의 이너서클에 속하지 않는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과 상반된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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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양측은 곧바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기 위한 잠정적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이 협상을 러시아군을 재편성하고 새로운 지상공세를 위한 시간 벌기로 이용할지도 모른다고 한창 우려하던 시기였다.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서방 당국자들은 아브라모비치가 실제로 협상과 관련해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아브라모비치가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되고 첼시 구단을 포함한 자신의 영국 기반 자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노력을 과장하려 했을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아브라모비치는 유럽연합(EU)와 영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아브라모비치를 제재하지 말아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브라모비치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베링 해협에 있는 외딴 지역인 추코트카 지방 주지사를 역임하면서 푸틴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는 등 그와 연관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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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을 때 EU는 푸틴과 관계는 “아브라모비치의 상당한 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중인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데이비드 아라카미아는 아브라모비치를 처음 만나 협상한 곳을 벨라루스 곰멜이라고 했다.
아라카미아는 FT에 “나는 아브라모비치가 평화 협상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는 “국제 유대인 공동체를 통해 그 과정(협상 과정)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브라모비치가 푸틴으로부터 협상 개입을 직접 제안 받았는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다만, 페스코프는 지난 24일 아브라모비치가 양측간 평화 협상을 조직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양측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폴란드를 거쳐 벨라루스로 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회담을 진행하면서 아브라모비치는 인도적 문제에 집중하고 외국 중재자들과 만남을 주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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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모비치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은 아브라모비치가 이스라엘이 협상을 중재하는데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아브라모비치 대변인은 회담의 과정이나 성공을 위한 아브라모비치의 개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