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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3년 만에 희망퇴직 시행…불황 대비 경쟁력 강화

입력 | 2022-02-21 22:03:00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제철이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불황을 대비한 선제적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만 53세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36개월 급여에 대한 위로금과 성과급이 지급된다. 또한 자녀 양육비도 지원 항목에 포함됐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475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22조8488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철강시황 호조에 따른 자동차강판·조선용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과 더불어 박판열연·컬러강판등 저수익사업 조정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노력에 따른 결과였다.

이런 현대제철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직후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불황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철강업황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00만톤(t)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철강 수요 증가율(4.5%)보다 2.3%포인트 낮다. 여기에 현대제철은 원자재가격 변동, 탄소중립 가속화 등 글로벌 철강사 대비 마주하고 있는 불확실성이 크다.

최근 시황 변동성에 따른 실적차가 너무 크다는 점도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배경이다. 현대제철은 역대급 실적을 거두기 한해 전인 2020년 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다. 심지어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나타냈다. 최근 2년새 급격한 시황 변동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올해 희망퇴직은 지난 2019년만큼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업황이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로금을 받더라도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 등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는 점도 희망퇴직이 부진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제철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직후라 위로금 지급 등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 세대 교체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 2019년에도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에는 100여명의 직원이 신청했으며, 보상금으로 10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