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12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깜짝’ 은메달을 획득했던 차민규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완벽한 모습으로 자신의 두 번째 은메달을 얻었다.
10조에서 레이스를 2위로 마치고 남은 주자들의 레이스를 초조하게 바라보던 차민규는 마지막(13조) 주자들의 레이스가 끝난 뒤 코치진과 어깨를 맞잡고 기뻐했고 태극기를 펼쳐들고 김준호(27·강원도청)와 환하게 웃으며 경기장을 돌았다. 11조 주자로 레이스를 치른 김준호는 34초54로 6위에 올랐다. 10위 안에 한국 선수 두 명의 이름이 오른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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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했다. 1위 카오팅위(9초42)와 0.22초 차였다. 하지만 코너구간에서 라인에 바짝 붙어 격차를 좁힌 뒤 뒷심을 발휘하며 남은 400m를 24초75만에 돌았다. 이 구간 기록은 전체 1위다. 가오팅위의 기록은 24초90이었다.
평창 대회 이듬해인 2019년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한국기록(34초03)을 세우며 선수생활의 정점을 찍은 차민규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회 참가, 훈련량이 줄었고 이 여파로 2021~2022 월드컵시리즈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경기 후 차민규는 “가족 등의 도움 덕에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거 같다. 4년 전 깜짝 은메달을 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 깜짝이라는 소리 안 들었으면 좋겠다. 조용히 묵묵히 노력을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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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