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 특검 도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그제 “성역 없이 수사하는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을 빼고 하자는 엉뚱한 주장으로 이 문제가 앞으로 진척이 못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을 포함해서 하자고 한 게 언제인가”라며 “180석 당(민주당)에서 빨리 야당과 특검법 협상에 들어가든지, 말장난 그만하고 빨리 하자”고 밝혔다. 두 후보가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자신이 특검 도입에 더 적극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대장동 게이트에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퇴임 압력 등 대장동 ‘윗선’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혔다. 유 전 본부장의 사망으로 가뜩이나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검찰의 수사가 빠르게 진척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특검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야 원내 대표부 회동 등 특검 논의를 위한 실질적 움직임은 전혀 없다. 두 후보의 발언에도 진실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 후보는 특검 도입을 놓고 “시간을 끌려는 것”이라고 비판하다가 지난달 10일 처음으로 ‘조건부 수용’ 방침을 밝힌 이후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후보도 특검에서 부산저축은행 의혹까지 수사하자는 것에 대해 “과도한 물귀신 작전”이라며 반대하다가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렇다 보니 두 후보가 진심으로 특검에 찬성하는 것인지, 아니면 표심을 얻기 위해 ‘립 서비스’용 발언을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