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원금 논란] 민주당 ‘일상회복 방역지원금’ 공식화
민주당이 재난지원금 명칭을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으로 공식화하고 “세금 납부 유예분을 활용하면 국채 발행 없이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도 속도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야당과 합의되지 않을 경우 수적 우위를 앞세운 본회의 표결을 통해서라도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 與 “국채 발행 없이 최대 18조 원 마련”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일상회복지원금의 차질 없는 편성과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 전 지급을 마치겠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속도전을 예고한 것. 광고 로드중
민주당의 1인당 추가 지원 금액 목표는 총 50만 원 선이다. 그래야 이미 지원한 액수를 포함해 이 후보가 언급한 ‘1인당 100만 원 지원금 지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우선 1인당 20만∼25만 원의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고 여기에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 화폐와 각종 소비쿠폰 지급을 추가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인당 25만 원 지급을 위한 10조1000억 원 증액 요구서를 정부에 전달한 데 이어 연일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국채 발행 없이 최대 18조 원가량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8월 납부 유예 방침을 발표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모두 긁어모으면 약 9조6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고, 여기에 현재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기존 예산을 깎아 8조5000억 원가량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금으로 지급할 일상회복지원금을 포함해 1인당 50만 원가량을 지급하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20조 원가량이 필요한데, 납부 유예분과 예산안 수정을 거치면 국채 발행 없이도 어느 정도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 여야 합의 불발 시 단독 처리 가능성도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 참석한 洪부총리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왼쪽 손을 이마에 짚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의 반대 역시 여전히 만만치 않다.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이 금권선거가 아니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의에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하며 바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면서도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관이 최대한 자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가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여전한 상황에서 선관위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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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야당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면 본회의 표결을 통해서라도 내년 1월에는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실현하겠다”는 분위기다. 예결특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최대한 야당과 합의에 나서겠지만 어느 정도 시점이 되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20대 국회 당시 2020년도 예산안을 표결 처리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추가 국채 발행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부도 계속해서 반대를 하진 못할 것”이라며 “‘당정 대 야당’ 구도가 만들어지면 내년 대선을 앞둔 야당 역시 끝까지 버티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 후보가 전날 관훈토론에서 말했듯 국민들이 돈 줬다고 선거에서 찍어주는 시대는 지났다”며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거여(巨與)의 폭주’ 프레임을 자초하는 게 현명한 처사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