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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후보라던 이스라엘, 이유 있었네…김경문호, 진땀승

입력 | 2021-07-29 23:12:00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29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의 야구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2021.7.29/뉴스1 © News1


한국은 4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첫 경기를 잡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당시 한국의 기를 꺾은 상대는 이스라엘이었다. 한국은 이후 경기에서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며 ‘고척 참사’를 연출했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이 공식 팀 훈련 첫날부터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배경이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이스라엘은 난적이었다.

한국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고전 끝에 양의지의 끝내기 사구로 6-5 신승을 거뒀다. 진땀승이었다.

도쿄 입성 전 가진 3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꽉 막혀 답답했던 타선은 이스라엘 투수진을 상대로 홈런포 3방을 터트리며 승리 기회를 선사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신뢰를 보였던 마운드는 흔들렸다.

이스라엘은 3회 한국 선발 원태인(삼성)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이안 킨슬러가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앞서갔다.

한국이 4회 오지환(LG)의 2점 홈런으로 맞불을 놓자 6회 다시 라이언 라반웨이가 달아나는 2점포를 때렸다.

4년 전 아픔이 살며시 고개를 드는 순간에 한국은 힘을 냈다.

7회 이정후(키움), 김현수(LG)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오재일(삼성)의 안타, 오지환의 2루타를 묶어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한국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9회 마운드에 오른 한국 마무리 오승환(삼성)을 상대로 1사 후 라반웨이가 동점 솔로포를 때려 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결과적으로 승부치기 끝에 어렵사리 이기기는 했으나 이번에도 이스라엘에게 진땀을 흘린 한국 야구다. 4년 전 이스라엘에 1-2로 패할 때도 한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마운드는 4사구 9개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었다. 타선은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 KBO리그를 주름잡는 당대 최고 타자들이 나섰지만, 생소한 이스라엘 투수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4년 전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WBC 출전 멤버가 대거 출전한 이스라엘은 여전히 투타에서 안정된 모습이었다.

외부에서 보는 전력도 만만치 않다. 앞서 AP통신은 올림픽 야구 메달권 국가를 전망하며 일본, 미국, 이스라엘을 꼽았다. 한국의 이름은 없었다.

이스라엘은 세계랭킹이 24위로, 3위인 한국과는 격차가 크지만 얕볼 수 없는 상대라는 평가가 경기 전부터 주를 이뤘다.

에릭 홀츠 이스라엘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떤 나라와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며 선전을 자신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근거 없는 발언이 아니었음이 재확인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