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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로 쓰러진 시민 구한 영웅…퇴근한 119 구급대원이었다

입력 | 2021-07-07 13:35:00

최태영 소방장(서울시 제공).ⓒ 뉴스1


한 소방관이 공원 주차장에 심정지로 쓰러져 있던 시민을 심폐소생술(CPR)로 구해낸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소방관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 비번이었다고 한다.

7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강동소방서 강일119안전센터에서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태영 소방장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한 시민을 살렸다.

최 소방장은 지난달 4일 야간근무를 마치고 개인 용무로 도봉구 소재 다락원 체육공원에 들렀다가 주차장 한 쪽에서 미동 없이 쓰러져 있던 A 씨를 목격했다. A 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최 소방장은 A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또 근처에 있던 시민에게 119신고와 공원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다줄 것을 요청했다.

시민이 AED를 가져오는 동안 최 소방장은 A 씨의 기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가슴 압박을 실시했다. 잠시 후 도착한 AED를 시행한 뒤에야 A 씨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 최 소방장이 가슴압박을 시작한지 12분 만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최 소방장은 환자의 응급이송이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에서 떠나지 않았다.

50대인 A 씨는 평소 특별한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지면 마비 증상 등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A 씨는 최 소방장의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빠르게 건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최태영 소방관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런 상황에서 마비 없이 회복 중인 건 정말 운이 좋은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소방관님이 근처에 계셨던 게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소방장은 “멀리서 보이는 모습이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무엇보다 소중한 시민의 생명을 살려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서울시 119구급대가 심정지 환자를 응급 처치해 병원 도착 전에 회복된 인원은 2018년 420명, 2019년 465명, 지난해 47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