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장마를 앞둔 2일 오후 제주시 용강동 마방목지에서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2021.7.2/뉴스1 © News1
3일 기상청은 ‘최근 3년간 우리나라 장마철 특성 및 경향 분석’을 통해 “장마 시작과 끝, 강수량, 강수일수가 매년 다양했으며 특히 2018년과 2020년은 종료시점이 매우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장마철은 6월19일 제주, 6월26일 중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시작해 7월11일 중부에서 종료되면서 1973년(제주 6월25일∼7월1일, 남부와 중부 6월25∼30일) 이래 두번째로 짧았다.
광고 로드중
장마철 강수량과 강수일수를 보면 2018년은 장마철이 짧았던 만큼 전국 강수량(292.7㎜)과 강수일수(10.8일) 역시 평년(356.7㎜, 17.3일)보다 적었다. 2019년 역시 중부를 중심으로 강수량이 매우 적어 전국 강수량이 6년 연속 평년을 밑돌았다.
이에 비해 지난해는 장마철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전국 강수량이 평년의 두 배에 가까운 701.4㎜로 역대 2위(1위 2006년 704㎜)를 기록했다. 또 강수일수는 역대 가장 많은 28.7일로 집계됐다.
2018년 장마가 빨리 끝났던 이유는 7월 초부터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까지 확장된 가운데 제8호 태풍 ‘마리아’까지 북진함에 따라 정체전선이 점차 북상했기 때문이다.
2019년은 베링해와 일본 동쪽 해상에 상층 기압능이 발달해 우리나라 주변에는 찬 공기를 동반한 상층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정체전선의 북상이 늦어졌다.
광고 로드중
중부지역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 기록을 세운 가운데 지난해 8월11일 오전 출입이 통제된 서울 노원구 월계1교 인근 산책로를 한 시민이 거닐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지난해는 대기정체로 동서 흐름인 편서풍이 약해지고 북쪽으로부터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의 유입이 잦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전선이 지속해서 활성화해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위치하면서 정체전선의 북상을 저지해 장마가 예년보다 열흘에서 2주 가까이 늦어졌다. 중부는 1987년 7월5일, 남부는 1992년 7월9일, 제주도는 1982년 7월5일 이후 가장 늦게 장마에 들어간다. 전국 동시 장마가 시작된 건 1973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6번째다.
특히 시작과 동시에 많은 비가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3일 늦은 밤부터 4일 오전 사이 전국 곳곳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시간당 50㎜는 마치 양동이로 퍼붓는 수준의 폭우다.
본격적으로 장마철에 접어든 만큼 다음 주에도 내내 비 소식이 있다. 월요일인 5일은 전남권·경남권·제주도, 6일은 남부지방, 7일은 충청권으로 비가 확대된다. 8~10일 전국에, 11과 12일은 전라권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로드중
장마가 작년처럼 길게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까.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시작 시기의 기압계를 보고 한 달 뒤 끝나는 시점의 기압계를 전망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장마 종료시점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느냐의 문제다. 장마가 향후에 어떻게 될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