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모습.
국립중앙박물관에 귀속될 소장품 약 2만 점은 지금까지 기증된 유물(약 5만여 점)의 43%에 달하는 규모다. 박물관 소장 유물(43만여 점) 기준으로는 전체의 약 5%에 이르는 수량이다. 이 중 1급 유물로 통하는 국가지정문화재가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이다.
정선 작 ‘인왕제색도’(삼성 제공)
단원이 그린 추성부도는 중국 송나라 문인 구양수의 시를 읽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을밤 책을 읽다가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인생의 무상함을 탄식하는 시를 그림 왼쪽에 행서체로 썼다. 단원 그림 상당수가 작자나 연도 미상인데 반해 이 그림은 단원이 1805년 동지 사흘 후 그렸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수미 국립광주박물관장은 “단원의 말년작으로 그의 쓸쓸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적인 그림”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재계 일각에선 기증품 수량과 질을 감안할 때 박물관에 별도 기증관을 세우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박물관 관계자는 “현재로선 별도의 기증관을 세울 계획은 없다. 기존 주제별 상설전시관에 기증품을 분산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두 그림을 포함해 이건희 회장 컬렉션 대표작 40, 50점을 추려서 올 6월 특별전을 열 계획이다. 이어 전시품을 수백 점으로 늘려 내년 10월경 명품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건희 기증품 중 하나인 끌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삼성 제공)
끌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9~1920)은 대표작인 수련 연작 가운데 하나다. 가로로 긴 화폭에 연못의 수면과 수련만 담았고, 수면에 반짝이는 빛을 묘사했다. 이로써 미술관은 이중섭의 황소, 모네의 그림을 처음 소장하게 됐다.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년)은 신화 속 존재인 켄타우로스들이 복부 구멍에서 아기들을 꺼내는 장면을 묘사했다. 전교한 기술과 균형감 있는 구도가 돋보인다. 삼성 측은 대구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등 지역 미술관 5곳과 서울대에도 143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