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과 이사장
지금까지 많은 고비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한 코로나19 대응으로 세계에서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에 달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재유행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대다수 국민에게 진단검사를 시행해 유행을 통제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 대해선 대단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전수검사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정확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정확한 검사라도 며칠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검사를 끝내야 하며, 검사를 통해 확진된 환자들은 즉시 격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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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속도가 빠른 국내의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T-PCR) 역량으로도 짧은 시간 내 검사를 마쳐야 하는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기는 어렵다.
현재 하루 1000명대로 발생하고 있는 신규 환자도 의료기관이 전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확진자들을 신속히 격리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기도 어렵다.
결국 확진자 발생 숫자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선 전수 검사를 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중요도에 따른 구분이 없는 전수 검사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체계적으로 검사하는 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유행을 통제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더구나 전수 검사를 할 경우 현재의 검사 역량으로는 정작 검사를 긴급히 받아야 할 사람이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진단검사의학회는 전수 검사 방안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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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