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권 한양대 석좌교수
바이오산업은 생물자원의 성분, 기능, 정보 등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해 유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해양생물을 바이오소재로 활용하는 경우 ‘해양바이오’로 정의한다. 육상 동식물에 대한 바이오소재 연구는 포화 상태로 새로운 바이오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어렵지만 해양생물은 다르다. 지구 생물종의 80%가 해양에 서식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해양생물 연구는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하다. 최근 선진국이나 바다에 인접한 국가들이 해양생물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인지하고 해양바이오 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해양바이오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헬스케어 중심의 바이오 시장이 에너지, 화학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수소 플랜트처럼 해양바이오 분야에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식량·환경문제를 해결할 혁신 기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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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양생물 자원에서 신물질의 산업적 잠재력은 높지만 해양생물 자원에서 발굴된 신물질 중 상품 개발에 최종 성공한 것은 극소수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원료의 대량 확보가 해양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표준화된 품질의 소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현재 수중 로봇, 수중 잠수정, 무인 운반선 등 다양한 수중 기술을 개발해서 자동화 바다 목장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해양생물 내 유용성분 함량 자체를 높이는 대량생산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런 연구가 성과를 낸다면 해양바이오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해양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민간의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다면 머지않은 시일 내에 우리 해양바이오 산업이 국가 동력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세권 한양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