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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세계 인구의 4분의 1은 내후년까지 접종이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라가 부유하면 백신을 여유 있게 맞을 수 있지만, 가난하면 1회 접종도 불가능한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글로벌 사회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 이런 틈새를 비집고 중국은 자국 백신 지원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시작됐지만, 2년 후에도 세계에서 약 19억5000만 명은 백신을 맞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약 51%를 보유했거나 선주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당분간 세계 인구의 나머지 85%가 나머지 백신 49%를 나눠 갖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인구의 25%는 최소 2022년까지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대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부유한 선진국들이 전 세계에 코로나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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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 백신을 앞세워 글로벌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터키와 중국 외교수장 간의 통화에서 터키의 중국산 백신 수입이 정해졌다”면서 “이는 터키가 중국과 신뢰를 강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맹목적 추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전날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이유로 제재에 착수했는데,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미국과 터키 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지는 남미에도 백신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와 4600만 회 분량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 25일부터 접종을 단계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알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백신 공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