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군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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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군포시 25층짜리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4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일반적이지 않은 아파트 구조가 인명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옥상의 위치를 혼동할 수 있는 구조여서다.
2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산본 백두한양아파트는 각 동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인테리어 공사 중 폭발과 함께 불이 난 997동은 출입구가 1·2라인과 3·5라인으로 두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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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해당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작업자로 내국인 1명(30대)과 태국인 1명(30대)이다. 이들은 화재 직후 내부가 불길에 휩싸이자 이를 피하려다 12층 베란다에서 추락했다.
다른 2명(30대·50대 여성)은 아파트 주민으로 옥상 계단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옥상 출입문이 개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현장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하면 ‘화재경보기 작동과 함께 잠겨 있던 출입문이 개방되는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고, 문을 열면 열리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옥상 출입구가 있는 계단 위로 엘리베이터 권상기실(기계실)이 설치돼 있는 특이 구조로 인해 경황 없이 대피하던 주민 입장에서는 옥상 출입구 위치를 혼동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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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라인 옥상의 출입문은 일반 출입문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았고, 그 위 기계실의 경우 출입문이 잠겨 있는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아파트의 경우 기계실 위치는 옥상에서 철제 계단 등으로 올라가도록 설치돼 있다.
화재 당시 인명구조에 나선 소방대원도 이 같은 아파트 구조에 대해 “기계실을 옥상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1·2라인은 25층 출입문 바로 앞에 옥상 문이 설치돼 있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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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파트는 지난 1994년 총 18개동 930세대 규모로 지어졌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2차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1차 합동감식은 화재 진압 후 2시간여 만인 전날 오후 8시에 진행했다.
감식에는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가 참여했다.
감식반은 현장에 난로 등 화기 작동 여부, 인화성 물질 존재 여부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며 “옥상 출입문 개폐여부, 인테리어 공사 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서는 감식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37분께 해당 아파트 단지 997동 5라인 12층에서 화재가 발생,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헬기 및 펌프차 등 장비 40여대와 인력 1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약 1시간만인 1일 오후 5시40분쯤 꺼졌다.
(군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