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소재로 만든 콘텐츠 인기 드라마 단편영화 등 제작 봇물 자가격리로 못 만나는 연인 등 달라진 인간 관계-일상 조명 “재앙 상황 더이상 판타지 아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리에선 사랑을’ 시즌2에서 여주인공 ‘엘자’가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남자친구 ‘쥘’에게 침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자신이 말하는 입 모양을 녹화한 영상을 틀어주고 있다(위쪽 사진). 넷플릭스 모큐멘터리 ‘소셜 디스턴스: 마음은 가까이’에서 코로나19에 걸려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여주인공이 남편, 아들과 화상통화를 하는 장면. 유튜브·넷플릭스 캡처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뉴스 인터뷰가 아니다. 이달 초 한국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리에선 사랑을’ 시즌2 에피소드7 ‘외출 자제 계획’에 나온 남자 주인공 ‘앙투안’의 대사다. 병원에서 일하는 그는 코로나19가 두려워 두문불출하는 여동생 ‘샬롯’을 찾아가 문 앞에서 괴로움을 털어놓는다. 샬롯은 “나도 너무 무섭다”며 눈물을 흘리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로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가 코로나19의 여파와 충격을 담아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에는 전염병을 소재로 한 기존 영화 ‘감기’ ‘컨테이전’ 등 팬데믹이 배경인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면 코로나19가 계속 창궐하는 요즘은 이를 반영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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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경우 러닝타임을 1시간 내외로 단축하고 촬영장비, 세트장, 출연진을 대폭 줄여 코로나19를 반영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다뤄 주목받은 작품은 캐나다 영화 ‘코로나’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 중 중국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그들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꼬집었다. 감독 모스타파 케시바리는 2주 만에 각본을 썼고, 엘리베이터 세트는 10일 만에 완성했다. 영화는 올해 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영화제들이 취소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내년 개봉 예정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송버드’는 변형된 ‘코로나23’의 확산으로 사망자가 1억1000만 명에 달한 상황에서 주인공 니코가 코로나23에 걸린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그녀가 있는 아파트로 향하는 과정을 담았다.
국내에서도 2020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상을 고려해 만들고 있다. A제작사 대표는 “각본 작업 중인 드라마에 코로나19가 퍼진 상황이 들어간다. 기존에는 좀비물, SF물이 판타지로 여겨졌지만 팬데믹 후 작품 속에서 각종 재앙이 덮친 상황이 현실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반도’가 대재앙 이후인 ‘아포칼립스’를 그려 공감을 얻었듯 코로나19의 상황을 반영한 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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