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이혼 후에도 맞고 살아” 호소 법원 “피해자, 신체 일부 영구 절단 상태” “범행 방법 잔혹…피해자 선처 등 참작”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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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황혼 이혼한 후 전(前)남편이 잠든 사이 성기를 자른 60대 여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최상수 판사)은 특수중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69)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전 남편 B 씨(70)의 집에서 B 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흉기로 B 씨의 성기와 오른쪽 손목을 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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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 8월 열린 첫 재판에서 “툭하면 폭행을 일삼아 2년 전 접근금지 신청을 했다”면서 “아이들이 결혼할 때까지 참자는 마음이었는데 이혼 후에도 계속 맞으며 살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A 씨는 이날 죄수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선고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정말 죄송하다”며 흐느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 진술 등 관련 증거들을 살펴보면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혼 후 사실상 부부관계를 이어간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의 신체 일부가 영구 절단되는 상태에 이른 만큼 그 범행 방법이 잔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를 불구에 이르게 한 범행 의도와 수면제를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이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고 있는 점,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점,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한 점,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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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