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주식 맞교환 사업제휴 추진 네이버, 대한통운 2대주주 될듯 이달중 이사회서 세부계획 확정 “네이버 쇼핑사업에 가속도… CJ는 콘텐츠 수출 기반 확대”
14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CJ의 3대 계열사인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주식 맞교환(스와프)을 통한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지분 10∼20%(약 4000억∼8000억 원)를 확보해 CJ제일제당(40.16%)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사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전략적 제휴 강화’의 세부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통 대기업인 CJ그룹과 신흥 IT 대기업인 네이버가 피를 나누게 되는 셈”이라며 “주식 스와프는 양측 모두 투자한 회사의 주주가 되고 의결권까지 부여되기 때문에 동등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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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양사가 서로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고 평가한다. 최근 온라인 쇼핑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네이버는 쿠팡 등과 경쟁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이 필요하다. 웹툰과 드라마로 대표되는 콘텐츠 분야에서도 서로 협력할 여지가 많다.
우선 비대면 소비 증가 여파로 급성장한 네이버의 쇼핑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쇼핑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제휴해 고객들에게 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도 국내에서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네이버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자상거래 전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풀필먼트(물류 일괄대행)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4월부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상품에 풀필먼트를 접목해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의 경기 광주시 메가허브 터미널에서 곧바로 상품 이송이 시작된다. 쇼핑몰 판매자가 물류회사로 1차 배송하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물류망을 활용하면 쿠팡 로켓배송 등과 맞대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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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CJ는 한류 콘텐츠를 네이버TV 등 네이버가 보유한 플랫폼을 통해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주요 거점 시장에 보급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성공한 네이버 메신저 라인 등의 프로세스를 따라가면 CJ의 한류 콘텐츠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