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위 중간보고서 “소형 핵무기 개발 성공한듯… 탄도미사일 기지 보강에 속도”
지난해 12월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찍힌 아우디 Q7. 사진 출처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고농축 우라늄 생산, 실험용 경수로 건설, 우라늄 광산 작업 등 핵무기 개발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다. 한 회원국은 ‘북한이 침투지원 패키지와 다탄두 시스템 개발을 위해 (핵무기의) 추가 소형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자체 조사 및 평가와 회원국 보고를 토대로 작성됐고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승인을 거쳤다.
외교 당국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와 거의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회원국 평가’라고 돼 있지만, 사실상 IAEA 같은 전문 기구도 동의하는 내용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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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고서는 북한 군수공업부가 정보기술(IT) 관련 노동자들을 해외에 파견한 뒤 제3국 사람의 국적을 도용하는 방법을 통해 돈을 벌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10, 20명으로 구성된 북한 IT 인력들이 중국에서 월 10만 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 중국 옌지 기술산업개발지구에 파견된 북한 IT 노동자 16명은 지난해에 100만 달러를 벌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모잠비크, 앙골라 같은 아프리카 나라에 의료 협력을 한다는 이유로 의료인을 파견한 뒤 사설 병원을 운영하며 외화를 벌었다.
대북 제재로 북한 축구 선수들의 해외리그 활동도 중단됐다. 이탈리아에서 활약했던 ‘북한 호날두’ 한광성은 1월 카타르로 이적했지만 최근 소속팀에서 방출됐다. 각각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뛰던 최성혁과 박광룡도 방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엔이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했음에도 고급 외제차와 고급 양주가 북한 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마식령 스키장에서 찍힌 아우디 Q7에는 평양 번호판이 달렸다. 보고서는 “매우 중요한 인사를 위해 준비된 차량”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제3국 회사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리무진도 수입하려 시도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세형 turtle@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