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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도심-경북 의사수 14배 차…진료시간 OECD 4분의1”

입력 | 2020-08-13 13:25:00

8개 시군구 응급실 전무…사망률 2.5배 차이
"진료시간 OECD 평균 17분인데 한국은 4분"




서울 도심과 경북 농어촌지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약 14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시간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17분30초 대비 4분의 1인 4분10초에 불과했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국장)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 간 의료격차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시·도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를 살펴보면 광역시 등 시는 2명 이상인데 반해 도는 1명대에 그쳤다. 서울이 3.1명으로 가장 많고 광주·대전 2.5명, 대구 2.4명, 부산 2.3명 순이다. 반면 경북은 1.4명으로 가장 적고 충남·울산 1.5명, 경남·경기 1.6명 수준이다.

단적으로 서울 종로구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6.27명이지만 강원도 18개 시·군·구 중 절반인 9개 지역에는 의사가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서울에서 의사 수가 가장 많은 종로구와 강남구, 중구는 평균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0.57명이지만 경북에서 의사 수가 가장 적은 군위·영양·봉화의 경우 평균 0.75명이다. 약 14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응급의료 인프라 격차로 인한 사망률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2015~2017년 예상 사망자 중 실제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비를 보면 강원 영월권이 서울 동남권에 비해 뇌혈관질환은 2.4배, 응급질환은 2.5배 높았다.

전국적으로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는 32개다. 이 중 ▲부산 사하 ▲경기 과천 ▲경기 하남 ▲강원 고성 ▲강원 양양 ▲충북 증평 ▲충남 계룡 ▲전북 완주 8개 시·군·구는 동네 병원 응급실이 없어 다른 동네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와 비교해도 의사 수가 OECD 대비 부족하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평균 67.9%로 한의사를 제외하면 56.5% 수준이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보니 환자 1명당 진료시간도 충분치 않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 2009년 국가별 환자 1명당 1차 의료 진료시간 연구 결과 한국은 4.2분, OECD 11개 국가는 17.5분으로 4배 차이를 보였다. 스웨덴의 경우 가장 긴 28.8분간 진료가 이뤄졌다.

의사는 진료시간 부족을 호소하고 환자는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느껴 의료 질 저하로 연계된다는 지적이다.

김헌주 국장은 “OECD 통계가 절대적 기준이 되지는 않지만 인구 수 대비 의사 수 부족은 기본적 사실”이라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 수가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한된 의사 수로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사들이 많이 일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의료인력을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