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으로 나올 ‘중증의료센터 골든아워’(왼쪽 사진)와 유튜브+무크지 ‘유크’. 네이버시리즈·아르테 제공
다산북스는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지난해 네이버 시리즈에 연재돼 누적 다운로드 1000만 회를 넘긴 히트작이다. 몇몇 군소 출판사가 웹소설을 책으로 낸 적은 있지만 단행본 출판사 매출 10위 안에 드는 업체가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호빈 다산북스 국내문학팀장은 “네이버나 카카오 웹소설 중 반응이 좋으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팬덤이 형성된 것을 주로 골랐다”고 말했다. ‘중증외상센터…’는 ‘한산이가’라는 필명의 현직 의사 이낙준 씨가 썼다. 이 씨가 동료 의사 2명과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는 63만 명이 구독한다.
유튜브 무크지를 표방하는 ‘유크’(아르테)는 주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의 에세이를 내거나, 운영자를 캐릭터로 내세운 만화 등을 펴내던 기존 ‘유튜브 활용법’과는 다르다.
유튜브를 테마로 하는 국내 최초 무크지 ‘유크’ 1호의 한 페이지. 유튜브 채널 ‘캠핑한끼’에서 크리에이터가 야외에서 캠핑하며 스테이크를 장작불에 굽는 장면이다. 채널 운영자나 캐릭터에 집중하던 기존 출판 방식과는 다르다. 아르테 제공
유크를 담당하는 이정미 아르테 문학팀장은 “사내 유튜브 콘텐츠 개발 아이디어 공모에서 뽑힌 것”이라며 “좋은 유튜브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보자는 취지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격월간이 목표다.
이처럼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 활용법은 충성도 높은 독자(구독자)가 있기에 가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바일로 본 것을 책이라는 물성으로 소장하고 싶어 하는 웹소설 독자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돈을 내고 보기는 하지만 그 웹소설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스스로는 디지털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사고는 아날로그적으로 하는’ 독자가 있다는 얘기다.
독자 타깃층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만큼 판매량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다산북스 측은 웹소설 분량이 방대해 대략 한 책을 5부작으로 생각하는데 권당 1만∼1만5000부를 예상하고 있다. 굳이 단행본 출간을 바라지 않는 웹소설 작가의 성향상 출판 계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후문도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