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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암초’…대한항공 ‘경영권 전쟁’

입력 | 2020-06-10 05:45:00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항공업계, 경영도 진퇴양난

HDC “아시아나 인수 원점 재검토”
3자 연합, 조원태 회장 지분율 앞서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체불 발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는 자산매각부터 무급휴직까지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고 ‘버티기’에 들어가 있다. 다행히 우려했던 2분기 실적은 항공화물 증가 등으로 예상보다 ‘선방’하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2분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70∼80%인 여객수요 회복은 아직 요원한 상항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대표’ FSC(Full Service Carrier)라 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요즘 각각 기업매각과 경영권 분쟁에 발목이 잡혀 힘든 행보를 하고 있다.

● “아시아나 인수 원점 재협의” HDC 초강수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로의 기업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해 우려를 사 왔다. 급기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5월29일 HDC에 “거래 시한인 6월27일까지 인수 의사를 분명히 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런데 이런 채권단의 조치에 오히려 HDC가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역공을 했다. HDC는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HDC가 “인수 원점 재협의”라는 초강수를 던진 표면적인 이유는 예상보다 나쁜 아시아나의 재무상태다. HDC는 계약 당시보다 아시아나의 부채가 4조5000억 원 증가하고,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1만6126% 급증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자본총계도 같은 기간 1조772억원 감소하고, 당기순손실도 8000억 원 이상 늘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봤다.

HDC가 사실상 ‘기존 계약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인수가 어렵다’는 의사를 보인만큼 채권단이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 대한항공, 다시 불붙는 그룹 경영권 다툼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다투고 있는 ‘3자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은 표싸움에서 졌던 한진칼 주총 이후 꾸준히 주식 매입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조원태 회장보다 열세였던 지분율을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조원태 회장측의 지분은 델타항공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41.14%인 반면, 3자연합은 45.23%에 달하고 있다. 최근 3자연합은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영권 다툼을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서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진칼이 진행하는 30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BW 공모에 신주인수권 5.3%가 걸려 있어 의결권 다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난항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공격적인 시장공략을 해온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은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제주항공은 보유항공기 57대, 직원 4000명으로 압도적인 LCC 1위가 된다. 하지만 인수작업은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문제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현 경영진이 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측은 노조와 휴업수당 반납을 두고 맞서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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