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00년 한국의 床]도예가 김선미의 ‘合’
동아일보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브제 ‘합(合)’ 옆에서 포즈를 취한 김선미 도예가. ‘합’은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한국의 상’에 6월 26일까지 전시된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의 개방형 아트 플랫폼 ‘한국의 상’에 도예가 김선미(52)의 새 작품 두 점이 전시된다. ‘합(合)’이 제목인 두 작품은 받침대 위에 놓인 용기가 얇게 덮인 모양을 하고 있다. 2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 씨는 “덮여 있지만 완전히 덮이지 않은 모양에서 조금이라도 마음과 귀가 열려 있는 상태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자기를 불에 구우면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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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방향부터 동아일보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그릇 ‘승(昇)’,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만든 의자 모양의 그릇, 최근 새로 디자인한 합. 김선미 도예가 제공
“작업뿐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도 느낌이 중요하잖아요. 처음의 느낌과 감각, 즉흥적인 촉이 중요해요. 이번 작업도 흙을 던져 형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윗부분이 덮이는 방식이 달라졌어요. 5개 정도를 만들어 그중 잘된 것을 골랐습니다.”
또 평소 작업과는 달리 더 거칠고 투박한 형태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첫 번째 개인전에서 보여줬던 작품을 이어가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생활 도자기를 하기 전에 도자 조각을 제작한 적이 있어요. 약 20년 전인데 마음을 덮는 작업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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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이 동아일보와 신동아 구독자였고, 시아버지는 국내 최초 광고인인 김용중 씨(1917∼2004)로 동아일보 광고대상 심사위원장도 하셨어요. 그런 인연을 생각하며 작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시간 내에 완성된 걸 보니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에 그는 “남들이 안 쓸 듯한 기사를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는 소시민이자 구독자의 입장에서 보통 사람들이 다루지 않을 것 같은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좋은 이야기보다 까다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신문사에서 이런 것도 기사로 낼 수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과도하게 눈치를 보면 모두가 같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서 예술계에 대해서도 이면의 이야기들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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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6월 26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