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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앞세워 연일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그의 복심으로 불리는 백악관 참모가 “올해 대선은 중국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며 대중 강경 정책이 선거 전략의 일환임을 드러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7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발언과 함께 중국에 대한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방패 뒤에서 두 달간 바이러스를 숨겼다”며 “그리고는 그 씨를 뿌리기 위해 수 만 명의 중국인을 비행기에 태워 밀라노와 뉴욕 같은 전 세계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일부러 그랬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분히 중국의 고의성을 의심하는 발언이었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은 바이러스를 우한 내에서 막을 수 있었지만 이것은 팬데믹이 됐다”며 “중국이 미국인에게 이런 짓을 했고 이에 대해 이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내가 주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나는 중국을 비난한다”며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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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퓨리서치그룹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90% 이상의 미국인이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70% 이상은 중국에 비호의적”이라고 만들어온 현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제성과를 중국이 30일 만에 무너뜨렸다“고도 말했다. 미국 내 대중 정서가 싸늘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3년 반 동안 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어 “이번 대선은 많은 점에서 중국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며 “선거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근대사에서 중국에 맞서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대중 강경책에 힘을 실었다.
반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친중파’ 낙인을 찍으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나바로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내의 제조업 일자리 수백 만 개를 중국으로 가게 만든 안일하고 무능한 정권이었다”고 했고,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졸린 조’(의 승리)를 너무나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바이든 후보를 중국 편으로 몰아붙였다. 공화당은 아예 ‘베이징 조 바이든’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대선 캠페인 광고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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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