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이날 서강대 한국어학당, 고려대 한국어센터, 서울대 한국어교육원와 부산대 언어교육원도 임시휴업을 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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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혐중’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발 질병인 만큼 한국 학생들은 새학기에 함께할 중국인 유학생을 기피하는 모습이다. 홍콩 시위 대자보 훼손 논란 등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곱지 않던 시선이 더욱 확산될 지 우려가 나온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번 우한폐렴 사태로 ‘혐중’ 기류가 커지고 있다. 연세대에 다니는 이모씨는 “중국인(유학생)들이랑 수업을 듣기 싫다”며 “대자보를 찢질 않나 도움이 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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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대나무숲에는 이 같은 목소리가 크다. A 대학 대나무숲에는 “ 중국인이나 중국어만 들려도 그냥 피하고 싶다”며 “내 옆자리 앉는 학생이 바이러스를 퍼뜨릴까봐 두렵다”는 글이 올라왔다.
B 대학 대나무숲에서도 한 학생은 “개강하고 나면 중국인 학우랑 같이 학교를 사용하게 되는데 솔직히 무섭다”는 포스팅이 적혔다. 특히 이 글에는 “지네 나라에나 있지 감염된 채로 지들이 잡아먹던 야생동물마냥 여기저기 쏘다닌다”는 독기 서린 댓글까지 달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 기준 국내 대학에서 유학하는 중국인 학생은 7만1067명이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44.4%다. 유학생 절반 가까이가 중국인인 현실에서 한국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한 대학 관계자는 “아직 방학중이라 크게 문제가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돌아온 뒤 학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사태 확산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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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육부는 대학에 공문을 보내 우한폐렴 관련 대학 조치사항을 안내했다. 최근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학생·교직원의 경우 무증상자라도 입국 후 14일 간 격리조치를 요구했다. 대학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졸업식 등 단체행사의 연기 또는 자제도 주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이 정부나 대학 당국에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를)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적용시켜 집단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부당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