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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검찰이 정치개입”… 檢내부 “사건 덮으면 우리가 감방行”

입력 | 2020-01-30 03:00:00

[‘靑 선거개입 의혹’ 13명 기소]
임종석, 30일 검찰조사 앞두고 입장 밝혀… ‘檢 수사배경에 정치적 의도’ 주장
“누가 왜, 반쪽사실만 흘리나” 검찰출석 이광철도 공세 퍼부어
윤석열 “기소 늦어지면 총선에 영향”… 내달 3일 검사교체前 수사속도 의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가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임 전 실장은 29일 비공개 조사 대신 공개 출석을 자처하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수사를 윤 총장에 의한 ‘정치적 수사’로 규정하며 반발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 총장은 “기소가 더 늦어지면 이번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13명의 기소를 지시했다. 윤 총장은 29일 조사를 받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 30일 조사 예정인 임 전 실장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4·15총선 뒤로 기소를 미루기로 했다.

○ 임종석 “수사 아닌 정치”, 이광철 “반쪽짜리 사실”

임 전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자의 불출마를 위해 송 시장의 경쟁자에게 공기업 사장 등 다른 공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임 전 실장은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8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올려 윤 총장을 직접 공격했다. “윤 총장은 울산지검에서 검찰 스스로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덮어두었던 사건을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그러고는 청와대를 겨냥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건은 덮어두고 거의 전적으로 이 일에만 몰두하며 별건의 별건 수사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또 “이번 사건에 매달리는 총장의 태도에서는 최소한의 객관성도 공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 개입, 선거 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했다.

29일 검찰에 출석한 이 비서관 역시 검찰에 공세를 퍼부었다. 이 비서관은 “누가 어떤 연유로 저에 관해서 이렇게 반쪽짜리 사실만 흘리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이 비서관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김 전 시장 측근을 겨냥한 비리 첩보 생산과 ‘하명 수사’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의 검찰 조사 통보에 응하지 않다가 이날 검찰에 출석했다. 이 비서관은 “13일과 17일 검찰에 (조사와 관련된) 등기우편을 보냈다”면서 “검찰 출석 요청에 대한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조사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 곧 수사 환경 바뀌어… 검찰 내부서 “특검 도입 필요”


임 전 실장 등에 대한 수사의 분기점은 다음 달 3일로 꼽힌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며 이번 수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신봉수 2차장검사를 비롯한 현재 수사팀 상당수가 교체되기 때문이다. 또 법무부의 윤 총장에 대한 압박 강도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과 이 비서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는 물론이고 4월 총선 뒤 임 전 실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도 이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수사팀이 수사에 속도를 내며 움직일 수 없는 진술과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향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공방의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것도 기존 수사팀이 물러날 수 없는 배경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알고도 사건을 덮으면 추후 재수사를 거쳐 사건에 관계된 검사들이 모두 감방에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독립된 수사를 할 수 있는 특검을 도입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강력히 반발하고, 법무부의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특검이 ‘필요악’이라는 논리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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