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제, 원래 취지에 맞게 조금씩 바꿔나가야" 4+1 기구 관련 "무조건 힘만으로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아" "검찰개혁 큰 방향 동의…수사검사 교체는 개혁 아니잖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20일 이번 총선에서 첫 적용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제도의 취지가 훼손된 점을 지적하면서도 제도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범여권의 이른바 ‘4+1 협의체’에 대해선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길에 들른 전남 장성군 백양사휴게소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준연동형 비례제를 묻는 질문에 “원래 취지는 많이 훼손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그렇더라도 정치에서 한걸음 내딛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될 때는 반걸음이라도 내딛고 그 다음 단계에서 내딛으면 된다”며 “원래 취지에 맞게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반발짝 나간 걸 보고 많은 국민이나 정치권에서도 동의해서 다음 반 발자국 나가는 게 그게 민주주의”라며 “무조건 힘만으로 밀어붙이는 건 옳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유럽도 연정으로 50% 이상 과반 확보하고 법을 통과시키는데 우리는 연정하려면 자기들이 가진 정책들을 보고 서로 다른 점에 대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의해서 조율한 형태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지, 여당도 권한을 안 내주고 그런 상태에서 다른 정당보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해서 만든 형태는 아주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의 공수처 도입과 검찰개혁 추진에 대해선 “큰 방향에 동의한다”면서 “검찰개혁 해야 한다. 그런데 현 정권에 중요한 문제를 수사중인 검사를 인사개혁하는 건 검찰 개혁이 아니잖나. 그걸 검찰개혁으로 포장하면 어떤 국민이 속겠나”라고 반문했다.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선 “다른 개인적 욕심은 없다”면서 “지역선거 열심히 해서 저만 당선되면 그게 무슨 의미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선거 불출마는 귀국을 준비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결정했다고 안 전 의원은 전했다.
그는 “저는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러 왔다. 그게 저한텐 제일 중요하다”며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싫어하는 세력도 많다. 제가 표현했듯이 가짜뉴스와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자기편 먹여살리기에만 관심있는, 이익 집단에서는 아마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을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사실상 친문(親文·친문재인)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누가 싫어할 것 같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전 의원은 “바이러스”라고 웃어 넘겼다. 그는 “원래 바이러스는 백신 나오면 싫어하니까, 그래도 중요한 문제는 제가 최선을 다해 호소할 것”이라며 “지금 안 바뀌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리모델링에 대해선 “(당에 대한) 책임감이 굉장히 크다”며 “그런데 (재건)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당 내외 여러분과 의논이 필요하다. 저 혼자만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여러 분과 상의해서 결론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2년 전 ‘위장결혼’을 탈당 이유로 든 데 대해선“최근까지 저는 현실정치에 다시 뛰어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섣불리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의견을 낼 입장이 아니었다”고 했다.
정계 복귀후 첫 지방일정으로 호남을 택한 데 대해선“호남 방문 이유도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영호남 동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그런 시대적 흐름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는 역할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제가 국민의당 지지자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그래서 얼마나 서운했을까 싶다. 그래서 늦었지만 사과드리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참여할 의향에 대해선 “제가 관심 없다고 이야기했잖느냐”며 “(3당 합당 이야기는) 제가 같은 이야기를 지난 총선에도 들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울·장성=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