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영입인재 발표식을 열고 있다. © News1
86세대의 과점으로 정치판에서 설 자리가 좁아진 청년층 영입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세대교체에 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청년 인재영입이 총선을 앞둔 일회성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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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최근 잇따라 발표한 영입인재 가운데 만 45세 미만 청년 비율은 각각 57%, 100%다. 민주당이 현재까지 배출한 총 7명의 외부 영입인재를 세대별로 구분하면 Δ20대 1명 Δ30대 1명 Δ40대 2명 Δ50대 2명 Δ60대 1명 등이다. 한국당은 Δ20대 1명 Δ30대 1명 Δ40대 1명을 발표했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 세대교체 바람을 주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상황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대폭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르는 결과이기도 하다.
뉴스1이 여론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교체폭에 대해 응답자의 55.2%는 ‘대폭 교체’, 30.1%는 ‘중폭 교체’를 원한다고 답했다. ‘소폭 교체’와 ‘교체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각각 9.1%, 2.1%에 그쳤으며 ‘잘모름·무응답’은 3.5%였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청년 영입 시도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청년인재 영입으로 대외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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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News1
이철승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내놓은 ‘386세대의 집권과 불평등의 확대’ 논문에서 “정치·경제의 위계체제에서 386세대의 상층 독점이 장기화하면서 ‘세대교체의 룰’이 무너지고 있다”며 “청년세대의 소득과 주거의 빈곤화, 자산의 양극화를 지적하는 연구들은 86세대의 대기업 노조가 만들어낸 노동시장 이중화의 최대 피해자들이 동시대 청년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0대와 30대가 정치권에 뛰어 들어 청년실업과 고용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각 정당의 청년 정치인 양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야심차게 발표한 외부 인재영입 역시 청년들의 정치 참여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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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총선을 눈앞에 두고 인재영입을 서둘러 발표하기보다는 기성 정치인들이 당내에서 청년들의 정치권 진출을 돕는 육성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통화에서 “20년전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며 정치권에 입성한 뒤 이제는 기성세대가 된 86세대들에게 후속 세대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지역민생 현안은 물론 거시적인 경제, 정치, 안보, 사회 문제를 두루 해결할 수 있도록 자질을 갖춘 청년 정치인을 배출하는 인재육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