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강풍을 타고 16㎞까지 솟구쳐 최소 19명 사망·가옥 1400여채 전소 빅토리아 주, 14만명 주민 및 관광객들에게 대피령
호주 남부에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온과 강풍이 더해지며 ‘화염 토네이도(firenados·불과 토네이도의 합성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큰불이 강풍을 타고 16㎞까지 솟구쳐 오르며 이동하는 ‘화염 토네이도’로 호주 산불 사태가 더욱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화염 토네이도에 소방트럭이 전복되며 목숨을 잃은 사고도 발생했다.
닐 베넷 호주 기상청 대변인은 호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화염이 내뿜는 강렬한 열기가 공기를 빠르게 상승시키며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화재 현장에서 풍향 예고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바람을 매우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주 당국은 산불이 지속되며 5만㎢가 잿더미로 변했다고 발표했다.서울시 면적(605㎢)의 8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최소 19명이 사망했으며 14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뉴 사우스웨일스주 남부 해안의 가옥 448채가 전소되고 빅토리아주 주민 28명이 실종되는 등 화재 피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상청이 오는 4일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경고한 가운데 당국은 남부 지역 주민 수만 명에 대피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빅토리아 주정부는 14만 명 주민을 비롯한 피서객에 대피령을 내리며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떠나라”고 강조했다. 소방당국은 “수백만 개의 불꽃이 화재 확산 방지선을 넘어왔다”며 “방심할 수 없다. 우리가 경고한 지역에 머물고 있다면 당장 피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