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정찰기 U-2는 냉전시기를 상징하는 항공기다. 냉전 초 공군이 아닌 중앙정보국(CIA)이 개발해 냉전 종식과 함께 생산이 종료됐고,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대표적 장수기종이다. 1960년 미소 정상회담을 취소시킨 U-2 격추 사건과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활약상은 냉전사에 굵직하게 기록됐다. 최근 북한의 도발 징후에도 U-2는 최신 정찰기들과 함께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다. U-2는 가늘고 긴 경량의 동체에다 극단적으로 긴 날개를 단 탓에 특히 이착륙이 매우 어렵다. 조종사는 우주복 같은 특수복을 입은 채 비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극한직업이다.
▷노후한 U-2를 대체하기 위해 무인기(UAV)로 개발된 것이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다. 20km 상공에서 레이더와 전자탐지장비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km로 30시간 이상 운용이 가능해 인공위성에 버금가는 역할을 한다. 특정 표적과 이동 표적에 대한 정밀 감시가 가능해 북한의 주요 기지와 전력 이동을 추적하는 데 필수적이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도입을 추진했으나 미국의 판매 거절로, 이후엔 레이더장비의 성능 미달로 지연되는 등 10여 년의 우여곡절 끝에 이번에 들어오게 됐다.
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