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발랑탱아우이 시각장애인협회 내 박물관의 미레유 뒤엔 씨
파리 발랑탱아우이 시각장애인협회 내 박물관에서 10년 넘게 자원봉사 활동 중인 미레유 뒤엔 씨.
1886년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시각장애 관련 희귀 사료 및 기구를 약 5000점 소장하고 있다. 100m² 남짓한 박물관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용 점자(손가락으로 더듬어 읽도록 만든 시각장애인용 문자) 관련 자료로 가득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스위스 등의 점자 소개 책자들이 전시돼 있었다. 1954년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 보급한 점자 책자에는 한국의 점자도 수록돼 있다.
점자의 역사는 18세기 말 프랑스의 발랑탱 아우이가 거리에서 한 어린 시각장애 악사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아우이는 악사가 동전을 손으로 만져보고 얼마짜리인지 확인한 것에 착안해 시각장애인 책을 만들었다. 알파벳을 입체로 만들어 시각장애인이 만져서 읽을 수 있도록 한 것. 아우이는 1786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학교를 세운 교육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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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랑탱아우이 박물관은 2017년 6월 말 이후 문을 닫은 상태다. 전임 박물관장이 퇴직한 뒤 후임자를 찾지 못한 데다 재정이 부족해진 탓이다. 하지만 뒤엔 씨는 지금도 박물관에 출근해 사료를 정리하고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뒤엔 씨는 “올해에만 480명이 우리 박물관을 견학했다. 한국인 단체 방문도 올해 세 번이나 있었다”며 “박물관이 재개관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