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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거에도 러시아 정보기관 개입 의혹

입력 | 2019-11-14 03:00:00

BBC “2017년 총선 등 영향력 시도”
조사 보고서, 존슨이 공개 안해… 내달 총선 앞두고 논란 커질듯




다음 달 12일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에 러시아의 정치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제1야당인 노동당과 야권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뜻하는 ‘러시아 스캔들’이 영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보리스 존슨 총리 측의 신속한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BBC, CNN 등 외신은 영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가 작성한 보고서에 “러시아가 2016년 6월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 2017년 총선 등에서 영국 정계에 개입하려 한 흔적이 포착됐다. 이에 관한 증거를 비밀정보국과 정보통신본부(GCHQ) 등이 수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또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패한 러시아 부호들로부터 몰수한 돈으로 영국의 영향력 있는 고위 인사들을 포섭하고 관리해 왔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작원이 포섭한 인물로 지목된 인사 중에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저명한 법률가 피터 골드스미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러시아인이 EU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3월 만들어졌고 총리실에는 지난달 17일 제출됐다. 하지만 존슨 정권은 석연찮은 이유로 보고서 공개를 미루고 있다. 현재로서는 다음 달 조기 총선 전에 공개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ISC 보고서는 통상 총리실에 제출된 지 열흘 안에 총리의 승인을 받아 공개되곤 했다. 약 한 달간 공개가 미뤄지자 야권은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에 악재가 될 내용이 많아 공개를 피하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총리실은 “사실관계를 추가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총선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보고서 공개를 미룬 영국 정부의 결정은 이해 불가”라며 “영국 국민은 다음 달 총선 전 그 보고서 내용을 볼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럽, 영국 등 서구 민주주의에 러시아가 정치 개입을 시도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