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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기관장 자동 물갈이法, 경영안정성·독립성 해칠 우려 크다

입력 | 2019-09-24 00:00:00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129개 공공기관장의 임기도 동시에 종료시키는 이른바 ‘공공기관 자동 물갈이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위원 등 민주당 의원 18명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67개 공공기관장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도 거칠 필요 없이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바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현재 공공기관 법은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으나 역대 정권들은 관행적으로 정권이 바뀌면 공공기관장도 바꾸는 것을 당연시해 매번 마찰을 빚어 왔다. 정권 출범 초기마다 새 사람을 임명하려는 정부와, 임기를 마치겠다는 기관장 사이에 갈등이 반복돼 온 것이다. 민주당의 개정안은 이런 마찰의 소지를 애초에 없애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한국전력 철도공사 도로공사 LH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국민 생활에 밀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로, 통치 철학의 공유보다는 경영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기관장을 바꾼다면 공공기관 경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

역대 정부들은 통치 철학을 구현한다는 명분 아래 전문성과 자격이 부족한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 공기관의 경영을 훼손하는 일을 자행해 왔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도 그동안 공기관의 독립성을 해치는 일을 ‘적폐’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정권을 잡고 나자 캠코더(대선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들을 대대적으로 공공기관장에 내려 꽂았다. 낙하산으로 내려간 기관장들은 노조와 야합해 ‘그들만의 철밥통’을 공고히 하거나 정치권의 민원을 끌어들여 조직을 망치는 일이 많았다. 지금은 자격 미달 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관장과 상임감사 등 고위직의 인선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