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라오스서 대마 40g 반입… 홍대앞 거리서 버젓이 전단 홍보 지문 감추려 골무 낀채 배포… 경찰, 구매자 가장해 유인 체포
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티셔츠 차림의 한 남성이 이런 문구가 적힌 명함 크기의 전단을 뿌리고 있었다. ‘떨’은 대마초를 가리키는 은어다. 남성은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나 모자도 착용하지 않았다. 손가락엔 골무가 끼워져 있었다. 전단에 자신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전단에는 ‘구글에서 위커 미(Wickr me)를 다운로드받은 뒤 아이디 ‘○○○’를 등록하고 저에게 대화를 거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남성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에서도 얼굴을 드러내놓고 전단을 뿌렸다.
이날 오후 5시 20분경 ‘불법적인 내용이 담긴 전단이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에 뿌려져 있다’는 112 신고가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전단에 적힌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위커 미’에서 ‘○○○’ 아이디를 검색한 뒤 말을 걸었다. ‘전단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7g 정도 살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50만 원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물건을 보고 싶다’고 하니 합정역 인근의 한 건물 앞으로 오라고 안내했다. 오후 7시 50분경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성은 경찰에게 봉투에 담긴 대마초를 내밀었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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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대마초 구입 의사를 보인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 등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돼 복구가 불가능한 채팅 앱을 사용했다. A 씨가 사용한 채팅 앱 ‘위커 미’는 수신 메시지를 확인하면 10초 뒤 ‘폭파’되는 기능으로 인기를 끌었던 ‘스냅챗’과 같은 보안 기능을 갖추고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