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의 재원이 되는 고용보험기금 실업계정이 현행 보험료와 지급액을 유지한다면 2024년 고갈될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계했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하는 고용보험료를 쌓아둔 고용보험기금 실업계정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부터는 매년 1조 원 이상 적자를 내다가 5년 뒤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681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0.8%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와 연동된 실업급여 수급액이 오른 데다 고용 참사까지 겹치면서 지출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이 크다. 하지만 정부가 주52시간 시행 기업을 지원하는 일자리함께하기사업에도 투입하는 등 고용보험의 적자 폭을 이중 삼중으로 키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통상임금의 80%까지 확대한 육아휴직 급여 등 모성보호·육아지원사업 역시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된다.
실직자가 다시 일자리를 찾는 동안 생계 지원과 만성적 실업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그러려면 고용보험기금이 충분해야 한다. 일자리를 최대한 만들고 유지해 보험료 수입은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지금처럼 일단 지출부터 늘리고 보험료율을 높여 더 거두면 된다는 발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 정부는 고용보험료율을 1.3%에서 1.6%로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