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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北, ICBM 쏘면 비핵화 협상판 끝장나”

입력 | 2019-05-14 03:00:00

문정인 “레드라인 안 넘으면 희망적… 트럼프, 대선 탓 단거리엔 반응 안할것
北, 하노이서 구체적 행동계획 내놔… 영변 核에 +α 제시하면 상황 반전”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사진)은 13일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경우 협상의 판은 완전히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만 않는다면 아직 (북-미 대화가) 희망적인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바라보는 북한 도발의 ‘레드라인’이 ICBM 발사인 만큼, 이 수준 이상으로 도발 수위가 올라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나왔을 때 내놓을 만한 외교적 성과는 아무것도 없다. 유일한 카드가 바로 북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하노이 회담) 협상 결렬에도 미국은 향후 (북-미)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회담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도 평가했다. “재협상을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플러스알파(+α)’를 제시한다면 상황이 반전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문 특보는 이어 “남북미 3자 대화도 중요하지만, 일본 중국 러시아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현상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들과 외교를 통해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의 ‘스몰딜’ 요구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사정으로 인해 ‘하노이 노딜’이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정상회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렸다”며 “그의 (전직 개인 변호사가) 불리한 증언을 해 미국은 부분 타결 대신 결렬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이 점차 수위를 높여 미사일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글을 통해 “(김정은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자극하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며 “상반기에 북한이 미사일을 한두 차례 더 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안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