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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다시 ‘안보 무임승차론’ 언급…한국 정면 겨냥?

입력 | 2019-05-09 22:3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들며 차기 방위비 협상을 앞둔 한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우리는 (매년) 끝내주게 부유한 한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45억 달러(약 5조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결국 그 나라가) 돈을 더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으로 신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하는 한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파나마시티에서 진행된 이날 유세에서 ‘돈이 매우 많은 한 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는 데 총 50억 달러가 들고, 이 나라가 이 중 5억 달러만을 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머지 (45억 달러를) 받아내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호하는) 이 나라는 우리(미국)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믿을 수가 없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지만 정작 미국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다는 것을 꼬집은 셈이다.

한국이 특정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미군의 주둔 비용은 그가 과거 주한미군을 특정했을 때 사용했던 수치와 동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에서 매년 50억 달러의 주둔 비용이 든다. 한국은 이 중 5억 달러(약 5900억 원)만을 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한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9600억 원을 냈으며 올해는 1조389억 원을 부담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이 나라 지도자는 ‘현재 액수는 의회에서 통과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올 상반기에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외교당국 내부에서도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의 강경 드라이브 수위가 생각 이상으로 셀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서 한국을 지칭한 것이냐’는 질의에 “미국 측에 문의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