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검찰 “오만 대리점 지원자금 일부… 개인 보트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 11일 회견 예고했던 곤 前회장측 “이해못할 자의적 조치” 반발
3일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가운데)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일본 도쿄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하루 뒤 곤 전 회장은 도쿄지검에 4번째로 체포됐다. 도쿄=AP 뉴시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중동 오만의 판매 대리점에 지원된 닛산 자금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적용했다. 곤 전 회장이 2012∼2018년 닛산의 기밀비(機密費) 38억 엔(약 387억 원)을 오만 대리점에 송금했는데, 그 자금 중 일부를 곤 전 회장이 개인 보트 구입 등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 측은 “오랜 시간 지급해 온 정당한 장려금으로 개인 보트 구입 등과 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검찰이 다시 체포한 것을 두고 “상도를 벗어난 것으로 자의적이다”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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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전 회장의 몰락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1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도쿄지검에 전격 체포됐는데, 주요 혐의는 2011∼2015년 보수를 50억 엔 줄여 신고함으로써 탈세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달 6일 10억 엔(약 100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도쿄구치소에서 풀려나기까지 108일 동안 구속돼 있었다. 검찰은 퇴임 뒤 받을 보수를 유가 증권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인에게 공금을 부정 지출해 회사법을 어겼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도쿄구치소에 지속적으로 억류돼 있었다. 도쿄구치소에서 나올 때 작업복을 입고 안경과 마스크로 위장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곤 전 회장은 닛산의 모든 직위에서 쫓겨난 상태다. 친정인 르노도 그를 버렸다. 르노는 오만의 대리점에 불투명한 지급이 있었다며 이를 프랑스 검찰 당국에 통보했다고 3일 발표했다. 최근 르노는 6월 주주총회에서 곤 전 회장이 이사직에서도 사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이었던 곤 전 회장은 1999년 르노자동차가 판매 부진 등으로 경영 위기에 빠진 닛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닛산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됐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한 곤 전 회장은 약 4200억 엔의 자산을 매각하고 전체 사원 14%에 해당하는 2만1000명을 감축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닛산의 부활을 이끌었다. 이후 19년 동안 르노닛산그룹의 절대자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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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