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긴급 EU 정상회의 전 코빈과 머리 맞대기로 보수당 강경파·DUP ‘당혹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놓고 형성된 정치적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 가장 큰 정적(政敵)인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손잡겠다고 선언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또다시 EU에 브렉시트 날짜 연기를 요청하겠다면서 오는 10일 열리는 긴급 EU 정상회의 전에 코빈 대표에게 함께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코빈 대표는 EU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주장해온 인물이다.
오는 12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떨어져나오는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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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그동안 고수해온 입장을 선회한 것 같다면서 제안을 승낙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가 제1야당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비치고 있다. 자신의 뜻에 따라주지 않는 아군 대신에 이해관계가 맞는 적군을 선택한 셈이다.
이에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끝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모르지만 인내심을 가져 보겠다”면서 브렉시트 날짜를 또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메이 총리의 파격적인 결정에 집권 보수당과 DUP는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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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P 또한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보수당원들이 ‘악마’ 취급했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브렉시트의 미래를 놓고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우리는 국민투표 결과가 존중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