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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경장벽 건설 위한 예산삭감 대상에 한미연합사-군산 공군기지 사업도 포함

입력 | 2019-03-20 03:00:00


미국 국방부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전용 가능한 군 건설 예산으로 책정한 36억 달러(약 4조700억 원) 가운데 한미연합사령부 군용 벙커 등 사업비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가 올해 예산 전용이 가능한 국방 분야 건설 사업 등의 목록을 의회에 제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의회 동의 없이도 행정부가 66억 달러의 예산을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수 있게 했다.

이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 달러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포함됐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36억 달러를 장벽 건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군 건설 예산과 관련해 경기 성남시 탱고 지휘소와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의 무인항공기 격납고 건설 사업이 포함됐다. 탱고 지휘소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군용 벙커로 전술 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목록은 아직 검토 대상으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외신은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사업에 얼마나 예산을 책정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역구와 관련된 예산이 장벽 건설 목적으로 삭감된 것을 확인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는 표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잭 리드 민주당 의원은 성명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중요하고 효율적인 사업에서 자금을 빼돌려 쓸모없는 장벽에 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토안보부를 수취인으로 하는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짜리 수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매년 대통령 연봉 40만 달러를 1년 내내 다른 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에는 국토안보부”라고 적었다. “내가 그 일(기부)을 하지 않으면 가짜뉴스 매체들에 골치 아픈 일을 당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급여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이민서비스국과 이민세관단속국 등을 산하기관으로 둔 중앙부처로 국경 장벽 건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