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결렬 12시간 뒤에 기습 회견… 美 정오뉴스 시간대 겨냥한 듯 일부 기자 반바지-잠옷 차림 참석도
갑작스럽게 열린 기자회견이었다. 김 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북측은 베트남 외교부에 “기자회견을 하고 싶으니 기자들을 불러 달라”고 회견 1시간 전쯤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용호는 약 7분간 회견문을 읽고 퇴장했다. 이어 최선희가 취재진의 질문 5개를 받았고, 5분여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리용호와 최선희의 표정은 내내 굳어 있었다.
북한의 한밤중 기습 회견으로 호텔 안팎은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취재진은 정장 상의만 걸친 채 반바지나 잠옷 차림으로 호텔로 뛰어 들어갔다. 마침 호텔 안이나 주변에 있던 기자들은 베트남 측의 신원 확인을 거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간발의 차이로 늦게 도착해 출입을 거부당한 일부 취재진과 현지 공안 사이에는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국내외 취재진은 호텔 밖 길바닥에 앉아 휴대전화와 노트북으로 속보를 타전했다. 때마침 굵은 장대비가 쏟아졌다.
하노이=이지훈 easyhoon@donga.com / 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