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뻔한 스타일에 생기를 불어넣다

입력 | 2019-01-25 03:00:00

[남동현의 Man Is]패션업계 컬래버레이션 열풍




펜디와 휠라의 콜라보레이션 상품.

남동현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담당 치프바이어

10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은 이른 아침부터 수백 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은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가 컨버스와 함께 지난해 10월 내놓은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스니커즈 ‘오프화이트 X 컨버스 척 테일러 70 V2’를 재출시하는 날이었다. 개장 2, 3시간 전부터 늘어선 줄은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2018년 패션 트렌드에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이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무게감은 절대적이다. 컬래버레이션 상품은 2017년 11월 미국 유명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협업 제품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샤넬의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 ‘휴 NMD’ 한정판도 컬래버레이션 열풍에 불을 지폈다. 프랑스 파리의 편집숍 콜레트에서 500켤레 한정으로 126만 원 가량에 출시됐던 이 상품은 현재 가격이 2000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기획한 루이비통, 오프화이트 디렉터 버질 아블로.

지난해에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힙합 아티스트 카녜이 웨스트와 아디다스의 협업 모델인 ‘이지 시리즈’, 오프화이트의 수장 버질 아블로와 나이키의 협업 제품인 ‘더 텐’ 등은 소비자들에게 ‘캠핑(원하는 한정판 제품을 사기 위해 매장 앞줄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을 불사하게 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와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협업도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패션업계의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이처럼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크게 화제성, 시너지, 미래 가치 등의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패션업계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명품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펜디X휠라)가 만나는가 하면 제약회사와 패션브랜드(동화약품X게스) 같이 전혀 다른 두 회사가 협업하기도 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브랜드 간 협업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래 가치’도 유명 브랜드가 컬래버레이션에 뛰어드는 이유다. 컬래버레이션은 보통 ‘한정성’을 기본으로 한다. 제품이 소진되면 새로운 컬렉션이 발매될 때까지 소비자들은 발매일을 체크하면서 기다리게 되는 것이 인기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유통 패턴이다. 한정성을 기본으로 과감한 컬래버레이션이 나오게 되고 서로 다른 파트너의 시각이 모여 미래 가치를 생산해낸다.

버질 아블로는 ‘더 텐’을 통해 나이키의 헤리티지 모델인 에어 포스1, 에어 맥스97 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이 같은 고전 제품의 재해석은 자칫 클래식으로 남을 뻔한 헤리티지 제품에 신선한 변화를 주는 촉매 역할을 했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유행에 민감한 패션계를 이끄는 최근 가장 ‘핫(HOT)’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2019년에도 패션업계 전반에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나이키는 ‘슈프림’, ‘어 콜드 월’, ‘피어 오브 갓’ 등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미국항공우주국(NASA), 밴드 퀸과 함께하는 컬래버레이션 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오프화이트 X 컨버스 척 테일러 70 V2’

패션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버질 아블로의 더 텐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는 다음 달 ‘에어맥스 90’ 발매를 끝으로 대장정의 1막을 마무리한다. 2019년은 패션, 문화, 예술, 미디어 등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한 ‘창의적 패션’이 시장을 이끄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동현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담당 치프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