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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유전자편집 출산”…‘중국판 황우석’ 사기냐, 괴물이냐

입력 | 2018-11-26 22:32:00

中과학자 “크리스퍼 기술 활용 쌍둥이 출산” 주장
소속 대학 “2월부터 휴직…내부 감사 착수”



허젠쿠이 선전 남부과학기술대 부교수. (출처=유튜브) © News1


중국의 한 과학자가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크리스퍼(CRISPER) 기술을 활용한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으로 건강한 여아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장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데다가,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에 대해 엄격히 적용돼야 할 연구 윤리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AP통신과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발행하는 ‘테크놀로지 리뷰’ 등에 따르면 중국 선전시 남부과학기술대의 허젠쿠이(賀建奎) 교수는 26일 국제 인류유전자편집회의 개최를 하루 앞두고 유전자 편집을 거친 아이가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러한 주장을 펼쳤다.

유전자편집이란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천연두·콜레라 등 질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도록 특정 유전자를 제거·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허젠쿠이는 자신이 이끄는 연구팀이 불임 부부 일곱쌍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이중 한 부부가 홍콩에서 건강한 룰루(Lulu)와 나나(Nana)란 이름의 쌍둥이 여아를 건강하게 출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전자편집을 통해 유전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사람만 갖춘 에이즈 바이러스 면역력을 부여하려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허젠쿠이는 부모가 이들의 신원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연구가 이뤄진 장소 등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유튜브에 올린 5개 영상을 통해서도 재차 주장했다.

만약 그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세계 최초의 유전자편집 아기가 태어난 셈이다.

그러나 허젠쿠이의 주장을 둘러싸고 벌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우선 그가 소속됐다고 알린 대학 측은 금시초문인 연구내용이라며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전 남부과학기술대는 이날 “허젠쿠이 부교수는 지난 2월 이후 무급 휴가를 떠난 상태고 유전자편집 연구 또한 듣지 못했다”며 별도 위원회를 조직해 내부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 측은 이어 허젠쿠이의 연구에 대해 “연구 윤리와 규범을 중대하게 위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계 내 반발도 거세다. 영국 옥스포드대 유하이로 실용윤리 센터의 줄리안 사블레스크 교수는 “사실일 경우 이 실험은 괴물 같은 존재”며 허젠쿠이를 비판했다.

AP통신은 인간 배아를 활용한 유전자편집이 다른 유전자들을 해칠 위험이 있어 미국 등에선 이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젠쿠이는 연구윤리 논란을 예상한 듯 유튜브 영상에서 “내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가족들이 이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며 자신과 유전자편집 시험에 대한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세한 연구 결과는 인류유전자편집회의 포럼에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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