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대후보에게 졌다기보다 막대한 자금 쓴 민주당이 이긴 것 내년 정치판도 보면서 계획 마련”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여성 첫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 도전했다 초접전 끝에 낙선한 영 김 후보(56·공화당·사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씩씩했다. 그는 20일(현지 시간) 콘퍼런스콜 형식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악조건이 많았지만 한인 후보자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투표일 다음 날 개표에서 2.6%포인트 차로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며 당선이 확정되는 듯했던 김 후보는 뒤늦게 개표된 우편투표 결과까지 집계되면서 결국 1.6%포인트 차로 역전패했다. 그는 결과를 아쉬워하면서도 “영 김이 패배했다기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싸움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가 민주당의 큰손 후원자들을 등에 업고 막대한 선거자금을 쓰면서 판세를 뒤집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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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우편투표 개표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했던 것에 대해선 “보다 많은 사람이 선거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부정행위가 있다고 하고 싶지 않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당분간 아무 계획 없이 쉬겠지만, 체력이 회복되는 대로 한인사회 및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될 일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김 후보의 계획이다. 그는 “2019년도 정치 판도를 잘 보면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계획을 세우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등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2년 뒤에는 표심을 공화당으로 다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민주당이 반발해 온 이민정책에 대해선 “저도 반대를 많이 했다”며 “이민자인 제가 의회에 들어간다면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황규락 특파원 rocku@donga.com /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