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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데뷔 ‘이종석’ vs 220억 책임감 ‘김광식’ vs 자존심 건 도전 ‘박희곤’

입력 | 2018-09-20 06:57:00

영화 ‘협상’의 이종석 감독-‘안시성’의 김광식 감독-‘명당’의 박희곤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 ‘협상’ 이종석 - ‘안시성’ 김광식 - ‘명당’ 박희곤…흥행 간절한 세 감독들 스토리

‘협상’ 이 감독, 치열한 준비 15년 만에 데뷔
‘안시성’ 김 감독, 600만명 봐야 제작비 본전
‘명당’ 박 감독, ‘웰메이드 팩션사극’ 도전


추석을 겨냥한 한국영화 세 편이 19일 개봉하면서 흥행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각각의 특·장점과 개성이 확실한 만큼 1위 예측이 쉽지 않은 가운데 영화의 얼굴로 통하는 주연배우는 물론 돈을 댄 제작사나 투자사 못지않게 만족스러운 성적표가 절실한 이들이 있다. 바로 각 영화의 ‘선장’으로 통하는 감독이다.

‘협상’의 이종석 감독과 ‘안시성’의 김광식 감독 그리고 ‘명당’의 박희곤 감독은 겉으론 화려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지만, 사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작품 성적에 따라, 영화에 참여한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저마다 우여곡절을 견디면서 포기를 모르는 집념으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사실에서, 이들의 도전은 의미를 더한다.

‘협상’(제작 JK필름)의 이종석 감독은 세 편 연출자 가운데 유일한 신인이다. 이제 막 데뷔작을 내놓았지만 경력 면에서는 여느 기성감독 못지않다. 연출부와 시나리오 작가 등을 거치면서 15년간 영화계에 몸담은 그는 치열한 환경에서 감독 데뷔를 준비하면서도, 동시에 숱한 흥행작 탄생에 기여해왔다. 1426만 흥행작 ‘국제시장’(2014년)의 조감독으로 활약한 것은 물론 775만 흥행작 ‘히말라야’의 시나리오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마블스튜디오의 첫 한국로케로 화제를 모았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의 한국 조감독도 그가 했다. 전방위에서 내공을 다진 감독에 대한 배우들의 신뢰도 상당하다. ‘협상’의 주인공 현빈은 “재능과 재치가 넘치는 연출자이자, 서로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모든 걸 열어두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안시성’(제작 스튜디오앤뉴)을 통해 한국영화 전투신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김광식 감독은 사실 다른 연출자보다 어깨가 더 무겁다. 다른 두 영화보다 두 배 높은 제작비 탓이다. 총 220억원이 투입된 ‘안시성’은 적어도 600만 명을 모아야 손해를 면한다.

처음 김광식 감독이 200억 블록버스트를 맡는다고 했을 때 의아하다는 시선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데뷔작 ‘내 깡패 같은 애인’(2010년)부터 ‘찌라시: 위험한 소문’(2013년)이 전부 드라마를 앞세운 저예산 혹은 중급규모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은 일부 우려의 시선을 뚝심으로 견딘 끝에 고구려와 당나라의 대전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새로운 도전의 측면에서는 ‘명당’(제작 주피터필름)의 박희곤 감독도 마찬가지다. 역사에 기반을 두면서도 매력적인 역학의 키워드인 풍수지리를 더한 팩션사극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감독은 “기존 사극이 가진 ‘틀’에 기댄 타성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도하고 싶었다”고 밝혔고, 이런 각오는 웰메이드 사극의 등장을 이끌었다.

요즘은 배우 못지않게 감독들 사이에서도 ‘다작 행보’가 정착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5년 공백을 보낸 김광식 감독이나, ‘퍼펙트게임’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공개한 박희곤 감독의 마음은 절실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관객의 평가 앞에 서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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